k8s 컨퍼런스 Staff 참여
여느 때와 다르게 없이 AI공부를 하고 있는데 Slack에 뭐가 올라왔다.
뭐 세미나였나 컨퍼런스였나 한다고 홍보한다는 내용이었다. 한번 궁금해서 검색해봤는데 대학생 동아리 느낌나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컴공 대학생인데 어떤 컨퍼런스가 되었든 언젠가 한번은 가봐야 하지 않겠나..? 라고 옛날부터 막연한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가장 최근에 개최되는 컨퍼런스를 검색해보았다. 꽤나 여러개 나왔다.
휴학도 했겠다. 이런데 가서 식견을 넓혀보는 것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이 중에 하나 고르려고 했는데 내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티켓 하나에 거의 10만원내외였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사실 무료인 줄 암)
10만원내외면 뮤지컬을 보러가는게 낫지 않나? 어차피 엥간한 컨퍼런스들 다 다시보기 유튜브로 올라오는데? 갑자기 나와의 타협이 시작되었다. 내가 근데 이걸 신청한다고 과연 갈까? 당일에 또 귀찮다고 안 갈거같기도 하고.. 영화도 맨날 신청해놓고 당일 취소하는데 이걸 내가 갈까? 이렇게 고민이 지속되다가 여러개 또 찾아보다가 티켓구입말고 Staff 참여를 보게되었다.
Staff 참여는 무료긴 했다. 근데 k8s 컨퍼런스였다. 들어는봤는데 한번도 써본적도 없고 뭔지도 모른다. AI관련 컨퍼런스는 Staff참여가 없었다. 있었으면 걸로 갔을텐데.. 그리고 또 이제 고민이 시작되었다. 오히려 Staff로 참여하면 이게 무조건 가야하니까 내가 당일에 책임감때문이라도 무조건 참여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 뭐 그래서 쪼끔 긴 고민 끝에 신청했다.
당일 새벽 6시
에 깨서 백범김구기념관으로 출발했다. 확실히 Staff로 참여하다 보니까 반강제로 가게 되는 느낌. 날씨는 좋더라.
8시
도착해서 간단한 샌드위치랑 커피랑 옷을 줬다. 냠냠. 근데 오픈카톡에 봉사자들 11명이었는데 당일 8시에 두명이 일있다고 하고 무단으로 안 왔다. 레전드 ㅋㅋ. 물론 알바도 아니고 봉사긴 한데 그래도 최소한 하루전에는 못 온다고 얘기해줘야 대는 거 아닌가 ㅋㅋ. 너무 이른 시각이라 못 일어 났나.
오전 타임
왜 인지 모르겠는데 무전기랑 인이어를 모두에게 주었다. 처음 써봤는데 신기했당. 오후에 봉사자들끼리 알아서 세션 사회랑 음향 관리랑 다 알아서 하라는데 속으로 말이 되나? 생각했다.
오전에는 메인 홀에서 사람들 통제나 문의사항 받는 일을 했는데 사실 키오스크도 많고 다른 알바생들이 있어서 별로 할건 없었다. 그리고 대충 사람들 밥나눠주고 별 거 없었다.
어 근데 사람 되게 많더라. 500명 정도 왔다고 하는데 나는 이런 컨퍼런스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오는 지 몰랐다. 남녀노소 되게 다양하고 외국인도 꽤나 많았고 딱 봐도 개발자같다라는 사람도 꽤 있었지만 이 사람이 개발쪽 일을 한다고? 같이 보이는 사람도 되게 많이 보였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현직 개발자들이 많다 보니까 갑자기 이슈가 터진건지 긴급하게 전화를 받으며 나오면서 벤치에 앉아 코딩하는 게 가끔 보였다.
오후 타임
세션이 3개로 나뉘어있어서 3개방으로 나누어서 3명의 봉사자들끼리 협업해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다시 생각해도 왜 운영진이 안 하고 봉사자를 시키는지 모르겠지만 밖에서 따로 처리할 게 있으셨겠지. 봉사자는 나를 포함해 대부분 대학생이었지만 두명이 좀 달랐는데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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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로 보이시는 봉사자 분
이분은 운영진이랑도 친해보였다. 다른 스프링캠프였나에서 운영진하고 계신다고도 들었고 뭐 회사에서 출시예정이라 바쁘신대도 연차를 써서 오셨단다. 되게 사진찍는걸 좋아하셔서 엄청 돌아다니시면서 사진찍으셨다. 진행이라던가 따른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다 이분이 알려주셨다. 이 분 없었으면 진짜 힘들었을것같아 감사해서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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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2학년
아침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사람들한테 어디서 왔냐, 몇시에 일어났냐, 대학생이냐 등등 말걸다가 이 친구에게 나이를 물어봤다. 고등학생 2학년이 대답으로 나왔다.
??
순간 한 몇초 동안 머리가 멈췄다. 고딩? 오늘 평일인데? 아니 애초에 고딩이 여길 왜 옴? 게다가 놀러온 것 도 아니고 스태프로 왜 옴?(참고로 가장 어린 참가자는 고등학생1학년이 있긴했다. 그래도 걔는 앉아서 세션만 듣는 거니까 뭐.)
그래서 여러가지 물어봤다.
고등학교는 방학이에요? - 현장체험학습쓰고왔어요.
어디서 왔어요? - 대전에서 기차 첫차 타고 왔어요.
대전이요? - 네. 대전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다니고 있어요.
사실 여기서 약간 무서웠다. 나는 고2때 개발은 커녕 피방만 다녔던 것 같은데 허허..
왜 왔어요? - 아.. devops쪽 관심 있어서..
솔직히 이 친구가 특히 특출난 친구겠지만 그래도 좀 생각이 많아지고 부끄러워지긴 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봐도 신기하네. 6살차이구나.
아침에 두명이 나가버려서 2번방에는 나와 다른 한명밖에 없었다. 그 중 한명이 바로 이 고등학생 친구였다. 아침에 업무분장을 할 때 한 방에 한 명씩 사회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뭐 당연히 대부분 하기 꺼려했다. 다들 기껏해야 뭐 청소나 하는 줄 알고 왔을 테니까.
나랑 고딩 중 사회역할은 고딩이 걸렸는데 아침에 나는 궁금한게 많아서 좀 말을 걸고 다니는 걸 보고 고딩이 진담반농담반으로 사회해줄 수 있냐 물어봤는데 솔직히 상관은 없는데 이런 큰 자리에서 사회하는 것도 네 큰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해보고 너무 하기 싫으면 대본 달라했는데 결국 끝까지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야.. 고등학생2학년때 이런 큰 자리에서 사회도 해 보고. 참. 끝날쯔음 계속 칭찬해줬다. 내가 아는 고2중에 가장 훌륭한 고2라고.
뭐. 나는 뒤에서 화면전환이나 마이크 갖다주거나 타임테이블 조절하거나 그런 것들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힘들긴 했는데 생각보다 경험이 된 것 같다. 세션들은 k8s에 대해 배경지식이 아예없다보니 약간 아 그렇구나.. 하면서 듣다가 사람들이 핸드폰들고 우르르 찍을때 어? 뭔가 중요한 내용인가? 하고 같이 찍고 듣다가 왔지만 나름 Staff도 나쁘지 않았다.
이 3개가 가장 사람들 많이 찍었을때같은데 맞나 기억이 잘 안난다. 다시 봐도 뭔 소린진 모르겠음.
마치며
Staff활동 좋았던 점
- 세션이던 점심 시간이던 중간중간 빈 시간이 꽤 있는데 뭐라도 할 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오히려 심심하지 않았음
- 인이어라던가 컨퍼런스 사회라던가 타임 테이블 조정이라던가 한번도 못해본거 경험해봐서 좋았음
아쉬운점
- 끝나니까 좀 힘들었음
- 세션을 맘대로 선택못하고 한 방에서만 들었음
한번쯤은 괜찮은 듯? 만약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평가하면
친구랑 같이 가는 거 > Staff로 가는 거 > 혼자 가는 거
이 순이 추천순이 될 것 같다.
내년에는 안갈듯? 솔직히 활동은 나쁘지 않은데 이미 경험한 컨퍼런스라 다른 컨퍼런스로 Staff로 가던 티켓을 사던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해져서 최대한 다양히 가볼 것 같다. 재미는 있었다. 남은 건 딱히?